[프로농구]달라진 기아 『V2 재시동』…허재등 복귀

  • 입력 1997년 12월 10일 20시 15분


『환자들이 너무 많아서…』 기아엔터프라이즈 최인선감독은 시즌 초반 팀이 4연패에 빠져 허우적거리자 부진의 원인으로 주전들의 부상을 꼽았다. 이 말은 뒤집어보면 선수들이 부상에서 회복하면 언제든지 상위권 도약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의 표현. 그런 자신감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2일 홈경기이후 9일 수원 삼성썬더스전까지 내리 4연승. 우승후보 삼성과의 두차례 대결에서 압승한 것을 비롯, 5일 나산플라망스전을 제외하고는 모두 내용면에서 한수 위의 전력을 과시했다. 요즘 기아선수들의 플레이는 확실히 달라졌다. 상대방의 공격을 길목에서 사전에 차단하고 속공과 지공을 적절히 섞어가며 게임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노련미는 지난 시즌 그대로다. 최고의 포인트가드 강동희가 건재하고 부상으로 코트를 떠났던 허재와 김영만이 합류, 막강 토종트리오가 진용을 갖췄다. 용병 클리프 리드와 저스틴 피닉스에 노장 김유택이 가세하는 골밑은 여전히 탄탄하다. 특히 손목부상으로 1라운드 3경기에 결장했던 김영만은 나머지 9게임에서 평균 26.2점을 뽑아내며 득점랭킹 8위로 치솟았다. 최근 4경기 평균득점이 29.5점으로 슛감각을 완전히 회복한 상태. 허재 역시 연습량부족에도 불구하고 6경기에 나와 평균 4.3개의 어시스트를 엮어내고 있으며 코뼈부상이 완쾌되지 않은 새내기 김정인도 제몫을 하고 있다. 기아의 재도약에는 선수들의 오기가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 연패끝에 「동네북」으로 전락하면서 원년챔피언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고참선수들이 후배들의 분발을 독려했다. 허재는 팀에 합류하자마자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흐트러진 분위기를 일으켜세웠고 강동희는 신참용병 피닉스와 단독면담을 통해 팀플레이를 주지시켰다. 최상의 전력에 정신무장까지 마친 기아. 지금대로라면 시즌 2연패도 결코 허황된 꿈은 아니다. 〈이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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