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시,불황속 「월드컵 유치」과열바람

  • 입력 1997년 12월 10일 10시 14분


울산시의 시계(時計)는 2002년에 맞춰져 있다. 2002년 월드컵 경기 울산유치가 지역 현안문제를 모두 해결할 유일한 대안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심완구(沈完求)시장도 취임 이후 울산의 3대 발전인자 가운데 하나로 월드컵 유치를 꼽은 뒤 플래카드 등 각종 광고물에 「2002 울산」이라는 문구를 삽입하도록 의무화했다. 그러나 울산시는 경제난으로 국가가 부도에 직면한 마당에, 특히 울산은 대기업 밀집지역으로 나라 전체의 불황을 가장 먼저 느끼는 도시이기에 「월드컵 유치가 만능이냐」는 지적에 귀기울일 필요는 없을까. 94년9월 2002년 월드컵 유치신청서를 제출한 이후 울산시는 당초 축구전용구장이 아닌 종합경기장을 짓기로 했다. 그뒤 월드컵조직위가 『축구전용구장이 갖춰진 도시에 대해서는 가산점을 높게 주겠다』고 발표하자 설계까지 마친 종합경기장 건립계획을 미루고 올 8월 갑자기 축구전용구장을 짓기로 하고 연간 3백여억원의 지방세수 증대효과를 가져올 경륜장 건립지에 시예산 1천2백70억원을 들여 축구전용구장을 건립키로 했다. 울산경실련 등에서 『시립박물관 시민회관 도심공원 실내체육관 등 시민전체가 이용할 시설 건립이 시급하다』며 축구전용구장 건립반대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반대의견도 만만찮았으나 충분한 의견수렴 과정없이 축구전용구장 건립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올해 전국체전을 치러 어느 도시보다 유치가능성이 높았던 창원시는 『예선전 2,3경기를 위해 현재의 시설에 다시 1백억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것은 예산낭비』라며 깨끗이 포기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심시장은 그러나 울산지역에서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는 경제살리기 운동에도 아랑곳없이 월드컵 울산유치를 위해 9, 10일 양일간 월드컵 조직위를 방문하러 상경했다. 〈울산〓정재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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