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시를 읽는 즐거움」출간 정진권 교수

  • 입력 1997년 12월 5일 20시 24분


『우리의 뛰어난 옛 한시(漢詩)들을 오늘의 우리말씨로 되살리고 싶었습니다』 국문학자 정진권(鄭震權·61·한국체육대)교수가 최치원(崔致遠)의 「추야우중」(秋夜雨中) 등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한시 2백50편을 새로 번역해 「한시를 읽는 즐거움」(학지사)을 펴냈다. 그는 「동문선」(東文選) 「대동시선」(大東詩選) 등 옛 문집에서 골라낸 시들을 번역하기 위해 원전과 해설본 옥편을 뒤지는 작업에 3년간 몰두했다. 『촌(村)두주(斗酒) 등 익숙한 글자들이 오히려 작품해석을 가로막았습니다. 촌은 농경지 인근에 지은 임시움막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말술을 마다않는다는 뜻의 두주불사(斗酒不辭)에서 두주는 많은 술을 뜻하지만 아주 적은 술이라는 뜻도 있더군요』 음률도 정교수가 특히 신경쓴 부분. 『한자에는 우리말에 없는 특유의 음운이 있습니다. 이를 대신해 우리말의 음수율로 묘미를 살리려 했습니다』 정교수는 내용과 이미지는 그대로 살리되 리듬은 우리에게 익숙한 7.5조 3.4조에 맞춰 재창조했다. 『한시의 묘미는 압축된 형태로 인생을 깊이 반추하는데 있습니다. 복잡한 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위안을 줄 것입니다』 〈이원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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