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진출이 가능하도록 힘써주신 주위의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국내팬들을 저버린 죄송한 마음은 금할 길이 없지만 좀더 큰 무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기쁩니다』
「야구천재」 이종범(27)은 일본프로야구 진출이 확정된 3일 해태구단사무실에서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상기된 표정으로 소감을 피력했다.》
―일본진출후 목표는….
『첫해는 일본무대 적응기간으로 삼겠다. 수비에 중점을 두고 타율은 2할7,8푼대 정도가 목표다. 동렬이 형도 첫해는 마음고생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타자인데 꿈이 너무 소박하지 않은가.
『솔직히 첫해 홈런 20개, 타율 3할 이상도 자신 있지만 자만은 금물이다. 조급해하지 않고 돌다리도 두드려본 뒤 건너겠다』
―일본진출 계획은 언제부터 세웠는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를 시작하면서부터 일본야구에 관심을 가졌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체력이 달려 벅차기 때문에 일찌감치 문화적으로 비슷한 일본진출 꿈을 키워왔었다』
―일본의 진출팀은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는데….
『일본진출 자체가 목표였기 때문에 팀은 중요하지 않다. 이후 모든 것은 구단에 일임하겠다. 요미우리가 되든 주니치가 되든 상관없다』
―프로입문 5년만에 외국으로 진출하는 것이 너무 빠르지 않은가.
『최고의 기량을 가졌을 때 가고 싶었다. 만약 이번에 일본진출이 성사되지 않고 서른살을 넘겨 구단이 허락했다면 내 자신이 거절했을 것이다』
―내년 시즌 해태의 성적은 어떻게 예상하는가.
『해태는 내가 빠진다고 해서 무너질 팀이 아니다. 선수들이 의기투합해 뭉치면 올시즌 못지 않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확신한다』
〈안영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