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이현정/고속도휴게소「아기부스」,사물함 전락

  • 입력 1997년 11월 27일 07시 54분


시댁이 강릉에 있어 영동고속도로를 자주 이용하는 주부다. 큰아이를 키울 때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아기 기저귀를 갈만한 장소가 없어서 차안에서 몸을 숙인채 가느라 아이도 나도 불편했다. 그런데 요즘은 몇몇 휴게소에 「베이비부스」라고 해서 아기 기저귀를 갈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얼마전 여주휴게소(옛 가남휴게소)에서 두달된 갓난아기의 기저귀를 챙겨가지고 화장실로 갔다. 베이비부스로 가서 아기를 한팔로 안은채 아기받침대를 내리자 때에 찌든 시꺼먼 걸레와 고무장갑들이 쏟아져 나왔다. 너무 불결해 도저히 아이를 눕힐 수가 없어서 그냥 나오고 말았다. 베이비부스는 더러운 걸레나 창소용품을 넣어두는 사물함이 아니다.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비싼 예산을 들여 마련한 시설이다. 이처럼 전혀 다른 용도로 사용돼도 그대로 방치되고 있으니 어처구니 없고 화도 났다. 매일매일 청소하고 관리해야 마땅한데도 청소도구나 더러운 오물을 보관한다면 어쩌자는 것인가. 원래의 의도대로 편안하게 아기 기저귀를 가는 장소로 제구실을 다하도록 관리해주기 바란다. 이현정(서울 노원구 공릉3동)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