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박진숙/지하철서 노인 굳이 노약석 앉혀

  • 입력 1997년 11월 27일 07시 54분


지하철 5호선을 자주 이용하고 있는 시민이다. 며칠전에는 전동차 안에 승객들이 그리 많지 않아 빈자리가 많은 상태였다. 그런데 한 계도요원이 오더니 노약자 지정석이 아닌 일반석에 앉아계시던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노인의 권리를 찾으시라며 노약자석에 앉기를 권했다. 그리고 노약자석에 앉아서 잠자고 있는 고교생을 마구 깨우더니 다른 자리로 가라고 했다. 모두들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었다. 뭔가 잘못되고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는 느낌이었다. 빈 자리가 많은 전동차 안에서 멀쩡하게 잘 앉아가는 노인들에게 굳이 노약자석을 찾아서 앉도록 권하다니. 사회주의 국가도 아닌데 왜 그런 무리한 요구를 하는지 한심스러웠다. 더구나 요즘은 아무런 말이 없어도 노인이나 어린이 임신부가 전동차에 오르면 스스로 일어나 자리를 양보하는 젊은이들이 수없이 많다.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일은 자발적인 시민의식으로 이뤄져야 마땅하다. 쓸데없는 계도는 성숙한 시민의식에 오히려 찬물을 끼얹는 행위만 될 뿐이다. 박진숙(서울 성동구 용답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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