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박준형/사은회,학생들의 술판전락 씁쓸

  • 입력 1997년 11월 21일 07시 57분


대학 4학년에 재학중인 학생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사은회라는 이름으로 1인당 적게는 8만원, 많게는 15만원까지 학과에 내야 하므로 상당히 부담스럽다. 농학을 전공하고 있는 관계로 시골에서 다니거나 자취하는 학생들이 많은 편인데 특히 이들에게 10여만원이라는 돈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물론 1년동안 지도해주신 은사님께 감사드리는 의미에서 사용된다면 오히려 뜻깊은 돈이라고 자위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은회 당일 소위 2차 3차라고 불리는 술판에 쓰이는게 보통이다. 과연 학생 신분으로 일식집이나 횟집에 가서 거창하게 저녁식사를 하고 2차 3차로 비싼 술집을 돌며 만취할 정도로 마셔대도 되는지 궁금하다. 물론 2차, 3차에서는 은사님들은 슬그머니 빠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학생들은 생각하고 있다. 은사님의 은덕을 기리는 사은회가 단지 학생들의 술판으로 이어지며 과소비 사치로 더럽혀지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박준형 (나우누리ID·쾌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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