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거래중단］두손 든 정부 『그저 바라만 볼뿐』

검은 터널속의 한국경제

외환시장은 18일에도 마비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당국은 환율방어에는 두손을 든채 시장상황을 지켜보기만 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는 개장 1분만에 이날의 상승제한치인 1천12.80원에서 첫 거래가 이뤄졌으며 모두 합해 20여건에 1천5백만달러만 거래돼 사실상 중단됐다. 외환딜러들은 일찌감치 손을 놓은채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들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등 조치가 없이는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전날에 이어 국내 금융기관들의 외화자금 부족과 금융시장불안에 따른 환율 상승기대 심리가 확산돼 환율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환율이 개장과 동시에 치솟자 은행들은 오전 1천5.45원에 고시돼 있던 대고객 달러 현찰매도율을 1천27.99원으로 즉각 재고시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실수요 증빙이 있는 수요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달러화를 공급했으며 19일 필요한 수요에 대해 미리 접수를 받았다. 외환당국은 17일에 이어 이날도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하지 않고 환율이 제한폭까지 치솟는 것을 지켜보았다. 재정경제원 관계자는 『원화가 더 오를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심리에 따른 심리적인 요인이 어제와 마찬가지로 크게 반영돼 시장에 개입하지 않았다』며 『시장에서 환율상승 압력이 클 때는 이를 수용하는 것이 외환시장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국이 시장에 적극 개입하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외환보유액이 이미 3백억달러 미만으로 줄어들어 향후 환율방어에 충분하지 않기 때문. 재경원 관계자는 『당국이 개입해도 환율은 어차피 오를텐데 외환보유액이라도 아껴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재경원측은 역외선물환(NDF)시장과 국내외환시장과의 시세차익을 노린 환투기 세력에 대해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우진·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