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역없는 부패 사정작업인 「깨끗한 손」을 주도, 국민적 영웅으로 군림하던 중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가 불거져 잠시 주춤했던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디 피에트로(47)가 정치인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집권 중도좌파연맹인 「올리브 나무」의 후보로 출마한 피에트로는 9일 실시된 토스카나 자치지역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67.7%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피에트로는 그동안 검사 재직시 수사 대상에게서 무이자 대출과 호화 승용차를 받았다는 혐의로 동료검사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상원의원 당선은 그의 부패 의혹에 대한 국민의 면죄부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92년부터 이탈리아판 「부패와의 전쟁」인 이른바 「마니 폴리테(깨끗한 손)」를 주도한 인물. 그가 이끌던 사정의 칼날 아래 이탈리아의 내로라하는 실력자들이 줄줄이 재판정에 섰다. 3천여명의 고위공무원 의원 기업인들이 조사를 받았으며 이중 1천여명에게 유죄판결이 내려졌다.
그는 부패수사에 대한 정치권의 반발을 견디다 못해 94년 돌연 사표를 제출했으며 곧이어 로마노 프로디 총리에 의해 공공장관으로 임명됐다. 그러나 대쪽같은 성격의 피에트로는 장관 재임시절에도 동료 장관 및 정치인들과의 불화에 내내 시달리다가 검사시절 뇌물수수 문제가 불거지자 결국 5개월만에 사임하고 말았다.
이번 선거에서도 상대방 후보는 피에트로의 윤리적 결함을 물고 늘어졌으나 유권자들은 압도적인 지지로 그를 신임했다.
〈정성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