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간 한 눈 팔지않고 방송외길을 걸어온 일밖에 내세울 것이 없는데 상을 받게 돼서 부끄럽습니다. 앞으로도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말라는 채찍으로 알겠습니다』
최동호(崔東鎬·58)KBS부사장이 7일 운경재단이 주관한 「제3회 운경상 시상식」에서 문화언론부문 수상자로 뽑혀 상을 받는다. 운경상은 국회의장을 지낸 고 이재형(李載灐)선생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
최부사장은 64년 동아일보 기자로 언론계에 투신한 뒤 동아방송을 거쳐 80년 방송 통폐합 이후 KBS에서 9시뉴스앵커 뉴욕특파원 보도본부장 등을 지냈다.
그는 컬러TV가 도입된 직후인 81년부터 5년간 9시뉴스 앵커를 맡아 국내에서 본격적인 TV앵커 시대를 연 인물. 또 93년 문민정부 출범후 첫 보도본부장을 맡아 과거 편파보도의 대명사로 꼽혔던 KBS뉴스를 갈고 닦아 종합시청률순위 10위안에, 공중파 TV뉴스의 톱으로 밀어올리는데 공을 세웠다.
방송의 영향력이 점점 커져가는 요즘 최부사장이 「타산지석」으로 삼는 것은 「61년 독일에서 베를린장벽이 세워질 때 아주 차분하고 냉정했던 미국 TV들의 보도태도」다.
최부사장은 『그때 언론이 흥분했다면 베를린에서 3차대전이 일어났을지도 모를 일』이라며 『진실을 알리고 속보에 앞장서는 것이 방송의 역할이지만 보도 결과를 냉철하게 내다보는 자세가 갈수록 절실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에 입사할때 부도덕한 것을 깨는 「파사현정(破邪顯正)」의 정신이기자의 길이라고 역설했던 고 이희승(李熙昇)사장의 말씀을 늘 잊지않고 있습니다. 평생 한 우물을 파는 저널리스트로 남는 것이 꿈입니다』
〈김희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