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인성교육현장/학부모 체험기]加거주 이연숙씨

  • 입력 1997년 10월 27일 06시 58분


오타와도 미국처럼 여러 인종이 모여산다. 그러나 미국과는 달리 인종문제로 시끄러운 일은 거의 없다. 다르면 다른 대로 서로 존중해주는 풍토 때문일 것이다. 어른들은 간혹 인종차별을 느끼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다르다. 오히려 인종 종교 문화를 이유로 차별하는 행위를 부끄럽게 생각한다. 아이들은 순수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이를 참지않고 자신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찾도록 격려하는 교육 때문이다. 아이들은 교내에서 부당한 인종차별을 당하거나 폭력의 피해를 보았을 때 보복이 두려워 참는 법이 없다. 반드시 이를 공론화해 문제를 해결하고 재발을 막는다. 수업시간에도 인권침해는 좋은 토론거리다. 언론에 보도된 인권침해사례에 대해 아이들은 자유롭게 찬반토론을 벌인다. 얼마전에는 캐나다에서 벌어진 재미있는 인권침해사례가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종교적인 이유로 머리에 항상 터번을 두르고 다니는 시크교도들이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교통부를 인권위원회에 제소한 일이 있었다. 시크교도들은 고발장에서 『오토바이를 안전하게 타기 위해 터번을 벗으라는 명령은 명백한 종교차별』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번은 시크교도들이 역시 종교적인 이유로 몸에 「커펀」이라는 단도를 지니고 다니다가 비행기 탑승을 거부당하자 「캐나다 인권위원회」에 제소했다. 항공사측은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주장했고 시크교도들은 『커펀은 선(善)의 승리를 믿는 우리의 용기와 신념을 나타내는 것으로 몸에서 뗄 수 없는 것이다』며 『이를 막는 것은 종교적인 인권침해』라고 맞섰다. 아이들은 이런 토론과정을 통해 세상에는 나와 다른 생각과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있으며 이들도 나와 똑같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을 권리가 있음을 깨치는 것같다. 이연숙<캐나다 오타와 16년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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