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인성교육현장/美 오타와高]미혼모 인권 존중

  • 입력 1997년 10월 27일 06시 58분


오타와의 우드로프 고교 9학년(고1 해당)인 타라(17·여)는 매일 아침 9개월된 딸아이 로완을 데리고 등교한다. 타라가 수업을 받는 동안 로완은 교실옆 탁아소에서 다른 아이들과 놀이를 즐긴다. 이 학교 탁아소에는 로완처럼 엄마가 공부하는 동안 보모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아이가 40여명이나 있다. 아이를 가진 여고생의 인권도 소중히 생각하는 연방정부와 주정부 덕분에 보육료는 무료다. 『로완을 가지게 된 건 제 생애에서 가장 즐거운 일이에요. 로완을 잘 키우기 위해 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에 들어갈 거예요』 타라는 학교의 배려가 아니었다면 로완과 자신은 무척 불행해졌을 것이라며 고마워했다. 여고생이 임신하거나 아기를 낳으면 큰 뉴스가 되는 우리와는 참 많이 다르다. 여기라고 임신한 여고생이 반가울 리 없다. 한때의 불장난으로 생긴 아이여서 대부분 아빠가 없는 골칫거리이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아이를 가졌다는 이유로 학교나 사회에서 무조건 버림받지는 않는다. 미혼모가 학교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되면 장차 더욱 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졸업반인 클라우디아(19)는 16세때 아들 코스타를 낳았다. 아빠 없는 아이를 키우게 돼 무서웠지만 아이는 교내 탁아소에서 잘 놀며 무럭무럭 자라주었다. 클라우디아는 경찰대학에 진학해 코스타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될 생각이다. 현재 대학 1년생인 스코트와 크리스타는 우드로프 고교시절 딸 킴벌리를 낳았다. 스코트는 21세, 크리스타는 18세때다. 『우린 서로 사랑했어요. 하지만 학생신분인 우리에게 아이는 무척 힘든 존재였지요. 그래서 당시 교내 탁아소는 우리에게 모든 것이었어요. 교내 탁아소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을 거예요』 〈오타와〓이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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