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일손 놓고 흥청망청…기강풀린「경찰의 날」

  • 입력 1997년 10월 23일 08시 30분


21일은 치안활동에 땀흘려온 14만여 경찰관들의 노고를 위로하는 경찰의 날이었다. 그러나 이날 대구경찰청과 일부 경찰서 간부들이 보여준 모습은 경찰의 날이 「먹고 마시고 노는 날」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도록 했다. 대구경찰청은 이날 대구시내 P특급호텔에서 일선 서장과 간부급 직원 등 42명을 초청, 경찰의 날을 자축하는 연회를 성대하게 가졌다. 또 이날 청사 현관에는 지역 유력기업 대표들이 보낸 축하화환도 눈에 띄었다. 일체의 외부화환도 받지 않고 청사내에서 조촐하게 직원다과회를 가졌던 예년과는 사뭇 달라진 양상. 더욱이 경찰청과 일부 경찰서의 사무실에는 이날 점심후 근무시간에 상당수 직원들이 이런저런 사유로 자리를 비우는 등 「풀어진 모습」이 완연했다. 특히 이날 오전 대구 남구 미군부대내에서 수십발의 총성이 들린 사실을 확인하려는 취재기자들은 경찰의 날에 생긴 이같은 「업무공백」때문에 마감시간까지 「사실」확인을 못해 애를 태우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최근 대구 시내에서는 연말 대선과 경기불황 등 어수선한 사회분위기를 틈타 대낮 아파트 강도와 날치기 등 각종 강력사건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등 치안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경찰의 날에 최고의 영예인 홍조근정훈장을 받은 구종태(具鍾泰)대구경찰청장은 흥분과 기쁨에 앞서 해이해진 조직기강과 직원들의 마음가짐을 바로잡는데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대구〓정용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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