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해태-LG 전력『박빙』…「빠른발」우승가른다

  • 입력 1997년 10월 20일 20시 15분


《기동력이 승부를 가른다. 단기전, 특히 한국시리즈처럼 양팀 모두 총력을 다하는 경기는 대부분 박빙의 차로 승패가 결정되게 마련. 해태와 LG처럼 숙명적인 라이벌간의 격돌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이 경우 승부의 열쇠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미세한 차이. 어느 쪽이 빠른 발을 효과적으로 움직일 수 있느냐는 이런 맥락에서 중요하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빠른 발의 중요성은 고비마다 드러났다. 3회초 해태의 선취점은 볼넷으로 출루한 이종범이 2루도루와 상대투수의 폭투를 틈탄 3루진출로 엮어낸 작품이었다. 해태는 또 9회에도 볼넷으로 걸어나간 선두타자 이호성이 2루를 훔친 뒤 김창희의 왼쪽안타때 홈을 밟는 기민함을 과시했다. 그러나 LG는 7회 1루주자 심재학이 이병규의 안타때 소걸음으로 3루를 파고들다 아웃당하는 덜익은 주루플레이로 흐름을 끊었다. 기동성에서 일단 우위를 점하고 있는 쪽은 해태. 이종범이 이끄는 해태는 올시즌 1백48개의 도루를 기록, 1백36개에 그친 LG를 수적으로 능가했다. 도루왕 이종범이 64개의 도루에 성공한 것을 필두로 이호성과 홍현우가 각각 20번을 훔쳐 상위타선 3인방이 모두 빠른 발을 뽐냈다. 그러나 LG는 해태와의 시즌 맞대결 도루수에서는 18대 14로 오히려 우위를 점하고 있다. 「꾀돌이」 유지현이 44개의 도루를 기록, 동봉철(25개)과 이병규(22개)를 독려하는 트리오체제를 이루고 있다. 포수의 도루저지율도 LG 김동수가 0.371로 해태 주전포수 최해식(0.306)을 앞서고 있다. 결국 양팀간 「발」대결을 주도하고 있는 선봉장의 역할이 승부의 주요 변수가 되는 셈이다. 객관적인 주루능력과 감각, 경기경험에서 앞서는 이종범을 보유하고 있는 해태가 기동성면에서 다소 우세하다는 분석도 이를 바탕으로 한다. 〈이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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