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월드컵 4연속 본선 진출

  • 입력 1997년 10월 19일 19시 55분


온 국민을 뜨거운 함성과 환호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토요일 밤의 승전보였다. 18일 저녁 적지인 타슈켄트 바흐타골 국립경기장에서 한국선수들이 거둔 5대1의 통쾌한 승리는 난적 우즈베크의 벽을 다시 한번 넘어서 프랑스월드컵 본선진출을 사실상 확정지은 쾌거였다. 여야의 정치공방 속에 경제마저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앙아시아로부터 날아든 월드컵 4회 연속진출이라는 낭보는 국민의 막혔던 가슴을 시원하게 풀어주기에 충분했다. 월드컵 본선 4회 연속진출은 세계적인 축구 강국들도 쉽사리 이루지 못한 위업이다. 아시아 국가로서는 물론 초유의 일이며 세계적으로도 브라질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등 몇몇 나라 외엔 넘볼 수 없었다. 2002년 한일공동주최 월드컵 자동진출까지를 포함해 한국이 5회 연속 본선무대를 밟게 되면 세계축구사에서도 흔치 않은 기록을 남기게 된다. 한국대표팀의 프랑스행 직행은 아시아 축구 종주국이자 2002년 월드컵 주최국으로서의 체면을 확실하게 세워준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한국축구의 미래를 활짝 여는 것이며 축구를 통해 온 국민이 하나가 되는 국민통합의 열기를 폭넓게 확산시켰다. 그것은 선수들의 강인한 정신력과 피나는 훈련, 코칭스태프의 탁월한 전술과 전략, 국민적 성원이 한데 어우러진 결과다. 그렇다고 대표팀의 역할과 과제가 여기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남은 일본과의 홈경기, 아랍에미리트(UAE)와의 원정경기에서도 선전을 다짐해야 한다. 경기마다 선수들 모두가 투혼을 불태우며 한국축구의 진수를 아낌없이 보여주어야 한다. 본선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하는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한국은 지금까지 네번씩이나 본선에 나갔으나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 프랑스월드컵에선 월드컵사상 첫 1승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된다. 16강 또는 8강까지도 내다봐야 한다. 이제 그같은 장정의 첫 길목에 들어섰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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