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PO5차전]LG,3년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 입력 1997년 10월 17일 21시 50분


LG가 삼성을 꺾고 3년만에 대망의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LG는 17일 3만여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97프로야구 플레이오프 마지막 5차전에서 0-2로 뒤지던 6회말 10타자가 나와 8안타를 연거푸 터뜨리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대거 6득점, 결국 7-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1.2차전 2연승 뒤 대구에서 내리 2게임을 내줘 위기에 몰렸던 LG는 이로써 종합전적 3승2패로 플레이오프를 통과, 지난 90년과 94년에 이어 팀 통산 3번째 한국 시리즈 패권을 노리게 됐다. LG는 MBC청룡 시절인 지난 83년 한국시리즈에 올랐으나 해태에 패했고 지난 90년엔 삼성을, 94년엔 태평양을 꺾고 우승했었다. 삼성은 최익성의 1회초 선두 타자 홈런과 유중일과 양준혁의 안타로 2점을 먼저 얻었고 김상엽이 5이닝을 5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사상 2번째 2패뒤 3연승의 신화를 만드는 듯 했으나 일시에 봇물처럼 터진 LG 타선을 막지 못해 4년만의 한국시리즈진출 꿈이 무산됐다. 이날 6회말은 무득점에 허덕이던 LG로선 단숨에 승부를 뒤집는 환희의 순간이었고 삼성으로선 악몽과도 같은 한 회였다. 역전의 실마리를 푼 것은 선두 타자 동봉철. 동봉철은 3루수와 투수사이에 절묘한 기습 번트를 성공시켜 호투하던 삼성 선발김상엽을 강판시켰고 3번 서용빈은 바뀐 투수 전병호로부터 우전안타를 뽑아내 무사1.2루를 만들었다. 김동수의 보내기 번트로 1사에 주자는 2.3루. 포수 김영진이 볼을 뒤로 빠뜨려 1점을 빼낸 LG는 이병규가 주자를 3루에 두고 중전 적시타를 터뜨려 2-2 동점을 이뤘다. 1사에 주자는 1루. 그러나 삼성은 동점에서 위기 상황을 멈추지 못했다. 이병규의 도루로 다시 주자는 2루. 곧바로 신국환의 우전 안타가 터졌고 2루주자 이병규는 홈에 뛰어들다 3루로 돌아갔지만 투수 전병호가 3루에 던진 공은 이병규의 등에 맞고 페어지역으로 하염없이 굴러갔다. 3-2로 전세는 뒤집어졌고 이후 심재학의 좌익수 키를 넘기는 3루타와 김선진의 좌전안타, 박종호의 번트안타, 유지현의 좌중간 2루타가 숨가쁘게 이어졌다. 플레이오프 신기록인 8타수 연속 안타로 단숨에 스코어는 6-2. LG 타자들은 신들린 듯 치고 달렸고 삼성 수비는 전의를 상실했다. LG는 7회에도 김동수의 좌중간 2루타로 1점을 보태 삼성의 추격 의지를 원천 봉쇄했고 5회에 조기 등판한 이상훈은 4와 1/3이닝동안 1안타만을 허용하는 완벽투로 「특급 소방수」의 자존심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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