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한국시리즈]해태『느긋』…삼성-LG『덤벼봐라』

  • 입력 1997년 10월 16일 19시 50분


『어느 편이 올라오던 우리로서는 크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건 없지. 단기전은 결국 누가 먼저 상승무드를 타느냐에 달려 있거든』 일찌감치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짓고 느긋한 입장에 있는 해태 김응룡감독은 LG나 삼성중 어느 쪽이 한국시리즈 상대가 되든 별로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다. 오히려 한 술 더떠 장기간의 실전공백으로 선수들의 타격감각과 수비리듬이 흐트러지지 않을까 염려하는 「엄살」까지 내비친다. 그러나 플레이오프가 5차전까지 이어진데 대해 내심 만족스러워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이치. 4차전까지 양팀 모두 매경기 전력을 다하는 사투끝에 선수들이 지칠 대로 지친 게 기분나쁠 리 없다. 특히 두 팀은 투수진이 고갈됐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소모전을 펼쳤다. LG는 4차전에 걸쳐 18번이나 투수를 바꾸었고 삼성도 17차례나 교체했다. 삼성 에이스 김상엽은 쌍방울과의 준플레이오프때부터 쉴 틈없이 마운드에 올랐고 김태한은 플레이오프 3경기에 등판, 체력이 거의 소진된 상태. LG도 김기범을 플레이오프 네 경기에 모두 내보낸 것을 비롯해 이상훈 차명석 등 마운드의 기둥도 세차례씩 등판시키는 총력전을 폈다. 김감독이 느긋한 표정을 짓는 것도 바로 그 때문. 김감독 스스로도 어느 팀이든 최소한 투수진의 열세를 만회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이대진 이강철 조계현 김상진 등 투수진이 충분한 휴식으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마운드 싸움에서는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이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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