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MBC 새 주말극 「그대 그리고 나」

  • 입력 1997년 10월 11일 07시 46분


1회당 1억원의 제작비, 호화출연진을 내세운 MBC 새 주말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가 11일 밤8시부터 방영된다. 삼성그룹이 돈을 댄 「그대…」는 가난한 어촌 가정을 중심으로 한 형제들간의 각기 다른 사랑이야기. 거칠고 좌충우돌하는 아버지(최불암), 선량한 맏아들 동규(박상원), 바람끼 가득한 둘째 영규(차인표), CF모델을 꿈꾸는 철없는 딸(서유정), 사고뭉치 배다른 동생 민규(송승헌)가 등장인물이다. 이야기는 동규와 애인 수경(최진실)의 결혼과정으로 시작한다. 수경은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난 자존심 강한 직장 여성. 수경과 딴판일 만큼 순박한 어머니역은 김혜자. MBC 「전원일기」에서는 최불암의 부인역인데 여기서는 최불암의 사돈이다.엉뚱하지만 속이 깊은 수경의 아버지는 심양홍이 연기한다. 수경 아버지의 환갑잔칫날. 수경의 애인 동규가 끝내 나타나지 않는다. 화가 머리끝까지 뻗친 수경. 동규는 이 시간 아버지가 임종직전이라는 연락을 받고 고향으로 내려간다. 집에 닿아보니 위독하다던 아버지는 멀쩡한 표정으로 돈 1천만원을 내놓으라고 한다. 둘째 민규가 사람을 때려 다치게 했으므로 합의금이 필요하다는 것. 황당해진 동규는 수경에게 돈을 빌리려다 자존심때문에 그만두고…. 동규네 가족들은 하나같이 독특한 개성을 지녔다. 색깔이 뚜렷한 인물들이 모자이크처럼 모여서 갖가지 해프닝과 애환을 일궈낸다. 그래서 「그대…」는 자칫 들뜨고 오버액션이 넘치기 쉬운 소지가 다분함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고 잘짜여진 느낌을 준다. 이는 일단 연기력을 갖춘 출연진들의 노련함과 무리하지 않은 연출 때문인 듯하다. 영규역을 맡은 차인표는 잘생긴 얼굴하나만을 믿는 날건달로 등장하는데 최근의 변신 노력 덕분인지 연기가 한결 자연스러워졌다는 평. 「한국적 아버지」로 일컬어져 온 최불암의 변신도 눈길을 끈다. 12년간 「전원일기」를 집필했던 작가 김정수씨의 리얼리티도 한몫하고 있다. 극중 최불암의 캐릭터는 전라도 섬지방의 실제인물에서 빌려왔고 영규의 군대 생활을 묘사하기 위해 딸의 남자 대학동기들을 불러모아 집중취재하기도 했다. 연출은 최종수PD. 「그대…」의 전파권은 MBC가 갖고 삼성이 비디오 및 음반출시권을 갖게 된다. 대기업과 방송사가 손잡은 새로운 제작시스템이 주목된다. 〈이원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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