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이용호/가을산이 쓰레기로…모처럼 나들이 망쳐

  • 입력 1997년 10월 10일 08시 03분


억새물결과 단풍이 가득한 가을산은 아름다움과 넉넉함을 전해준다. 최근 창녕 화왕산과 장흥 천관산 등 몇군데 억새산을 다녀오면서 산을 찾는 즐거움이 자꾸 사라져간다는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 넓은 억새평원에 상혼이 들어앉아 저잣거리를 만들어 놓았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올라온 정상은 온통 음식냄새 뿐이다. 억새도 제 빛깔일 수 없고 취사금지 수칙도 더 이상 설 자리를 잃었다. 등산로 구석구석 바위틈마다 쓰레기봉지는 왜 그리 많은지 산 앞에 그저 부끄럽다. 먹다 남은 음식찌꺼기도 마구 버려 악취가 진동하고 파리떼가 산정상까지 날고 있으니 짜증나는 일이다. 구두에 짙은 화장 그리고 정장까지 한 이상한 등산객들의 모습도 짜증을 더하기는 마찬가지다. 귀한 수목과 풀뿌리를 함부로 캐가는 등 오염된 사람들이 산을 오염시키고 있다. 자격 없는 이들은 입산을 금지시키는 법이라도 만들었으면 싶다. 이용호(경남 사천시 선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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