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이주민과 그 후손들로 형성된 나라다. 인종도 다양하지만 종교도 갖가지다. 그런데도 미국 국민의 국가의식은 투철하고 미국인이라는 자부심은 남다르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미국의 국기(國旗)인 성조기에 대한 미국인들의 사랑이다. 미국인들의 국기게양은 생활화돼있고 미국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힘차게 휘날리는 성조기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국민도 국기인 태극기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올해부터는 태극기 게양시간이 자율화돼 하루 24시간 게양하고 있는 곳이 많다. 또 공항이나 호텔같은 국제적인 교류장소와 공원 대형건물 등에도 관공서나 군부대처럼 연중 태극기를 게양할 수 있게 됐다. 국민이 일상생활 속에서 태극기를 아끼고 사랑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 연말 정부가 「국기에 관한 규정」을 개정한 데 따른 것이다
▼새마을지도자중앙협의회가 지난 8월15일 광복절에 전국 28개 지역 4만6천4백여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자. 조사대상의 66%인 3만6백여 가구만 태극기를 게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단지가 75%, 단독주택은 61%였다. 그 날은 「태극기를 가까이」캠페인을 시작한 날이었다. 우리나라 국민의 국기사랑은 미국 국민에 못미치는 것같다
▼징검다리 연휴가 낀 지난 주에는 국군의 날과 개천절이 들어 있었다. 전국의 주요 시설과 대형건물, 아파트와 단독주택, 도시의 거리 이곳저곳에 태극기가 내걸렸다. 그러나 위 아래를 뒤바꾸어 잘못 게양하거나 며칠동안 거리에 내걸려 있으면서 찢어지고 더럽혀진 태극기들이 눈에 띄어 마음을 상하게 했다. 태극기는 마음에서 우러나 게양하고 게양 후에도 정성껏 돌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