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인도여행 김경애씨 『사람을 만나는 여행의 진수』

  • 입력 1997년 10월 2일 07시 28분


김경애씨(28)는 남자도 힘들다는 인도에서 혼자 두달을 돌아다녔다. 원숭이에 할퀴어 피부병으로 고생하고 이질에 걸려 꼼짝없이 여관방에 드러누워 있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는 인도를 떠나온 지금도 불현듯 인도로 가고 싶은 충동을 못 이겨한다. 직장까지 때려치우고 두달간 유럽배낭여행을 했던 여행광인 그녀는 인도를 통해 여행관은 물론이고 인생관까지 바꿨다. 거리마다 물컹 밟히는 소똥, 향이 강한 음식들, 시도때도 없이 끊어지는 물과 전기, 감당할 수 없는 쓰레기 더미, 한쪽팔과 다리가 없으면서도 연신 구걸을 해대는 도처에 깔린 장애인들. 그러나 그녀는 어느 선진국보다 아름다운 인간의 표정들을 발견했다. 발전이란 물질보다는 정신에 기반한 것이 아닐까, 진정한 행복 역시 마음과 정신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닐까. 그게 인도에서 내린 결론들이다. 『그렇다고 인도에 빠지면 안돼요. 전근대적인 계급사회, 변화를 거부하고 정체와 지연을 좇는 인도 역시 모순 덩어리죠』 다만 기념사진에 급급한 편한 여행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는 여행을 하며 각자 머릿속에 화석처럼 박혀있던 고정관념들을 확 뒤집어볼 수 있는 게 인도여행의 매력이란다. 그곳에서 만난 여행사 사람들과 인연이 되어 돌아온 직후 여행사(바다여행사)에 취직해 인도를 소개하는 직업인으로 변신한 그녀는 몸과 마음이 지쳐 더이상 태울 에너지가 없어졌다고 생각될 때 역시 미련없이 인도로 갈 작정이다. 〈허문명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