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크라이슬러 지프 「랭글러」시승기

  • 입력 1997년 10월 1일 20시 06분


미국 크라이슬러사는 지프 랭글러를 소개할 때 『어디든지 갈 수 있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크리스토산 루비콘 트레일(험로)에서 이틀간 계속된 크라이슬러의 「지프 잼버리」에서 이같은 자랑을 실감했다. 루비콘 트레일은 2천m 높이의 크리스토산을 넘는 30㎞의 험난한 오프로드(off―road·비포장도로)로 미국내 지프 마니아들이 가장 종주하고 싶어하는 난코스. 타이어가 온통 잠길 정도의 진흙탕과 승용차크기의 바위들이 앞을 가로막고 있는 길. 반면 10여m 깊이의 바닥이 훤히 드러다 보일 정도로 맑고 빼어난 자태를 자랑하는 룬호수 등 5개의 호수를 끼고 있어 악마와 천사의 얼굴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크라이슬러가 루비콘 트레일 종주를 위해 제공한 지프는 국내에서도 시판되고 있는 97년형 랭글러 4.0 오토매틱. 오프로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콰드라―코일 서스펜션을 적용한 4인승랭글러 4.0은 한마디로 거칠 것이 없었다. 캘리포니아주 레이크타호시에서 새크라멘토쪽으로 포장도로를 1백60㎞가량 달린 끝에 루비콘트레일로 들어섰다. 기어를 자동1단과 4륜구동으로 전환하자 주체할 수 없는 힘이 터져 나왔다. 브레이크를 힘껏 밟아도 차가 뛰쳐 나갈듯한 기세를 꺾지 않아 한동안 애를 먹었다. 경사각도 45도가량의 험난한 화강암 등성이에서도 브레이크만 떼는 순간 차가 어김없이 앞으로 나아갈 정도. 도저히 차가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60㎝ 높이 직각의 바위도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오프로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차체 밑 머플러부분을 철판으로 감싸 놓은 덕분에 바위들이 차체밑을 아무리 심하게 쳐도 끄떡없었다. 1박2일동안 달리는 도중 30여대의 참가차량 중 단 한대도 고장으로 주저앉지 않았을 만큼 강인함을 자랑했다. 〈이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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