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의 덕목가운데 하나는 특정 선수에 대한 편애를 떨쳐버리는 것이다. 자칫 한 선수만 중용하거나 배제한다면 팀워크에 구멍이 생길 수 있기 때문.
이런 의미에서 2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선발 예정이었던 박찬호(24·LA다저스)의 돌연한 등판 취소는 빌 러셀 감독의 교묘한 용병술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4승으로 팀내 다승 공동 선두인 박찬호와 노모 히데오간의 경쟁심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박찬호를 등판시키지 않았다는 것이 요지.
굳이 박찬호에게 15승 선물을 줄 경우 「찬밥 신세」로 전락한 노모의 자존심이 구겨져 팀내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도 있기 때문.
특히 다저스 선발투수진이 다국적 선수로 짜여「인종 갈등」 시비까지 겪었던 러셀 감독으로서는 팀 단합을 저해하는 요소를 애써 만들 필요가 없었다는 풀이다.
〈김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