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하일지판 아라비안 나이트(509)

  • 입력 1997년 9월 28일 08시 56분


제9화 악처에게 쫓기는 남편〈35〉 『그렇지만 형제여, 여기는 나를 대접할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데 나를 청해놓고 어떻게 할 작정인가?』 마루프가 이렇게 말하자 그 선량한 농부는 말했다. 『나리, 아무 염려마시고 말에서 내리기나 하십시오. 제가 한걸음에 달려가 나리께 대접할 음식이며, 말에게 먹일 여물을 가져오리다』 그 친절한 농부의 권유에 따라 마루프는 말에서 내렸다. 그러자 농부는 음식을 가지러 동네쪽으로 달려갔다.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마루프는 혼자 중얼거렸다. 『참 친절한 농부로군. 미안하게도 나 때문에 저 농부는 일손을 멈추게 되었구나. 그래, 농부가 돌아올 때까지 내가 대신 밭을 갈아주리라. 일을 훼방놓은 벌충으로 말야』 이렇게 말한 마루프는 쟁기를 잡고 소를 몰기 시작했다. 그런데 불과 몇 발짝 밭을 갈았을 때 소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더 이상 나아가지를 못했다. 『이랴! 이랴!』 마루프는 채찍을 휘두르며 소리쳤지만 소들은 한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했다. 그리하여 마루프는 보습 끝을 자세히 살펴보았는데, 보습은 쇠로 된 고리에 걸려 있는 게 아닌가. 밭 가운데 쇠고리가 박혀 있다니, 마루프는 의아스러워 하며 흙을 파헤쳐 보았다. 흙을 헤쳐보니 그 쇠고리는 대리석의 석판에 박혀 있는 게 아닌가. 마루프는 있는 힘을 다하여 그 석판을 들어제쳤다. 그랬더니 그 밑에는 뜻밖에도 지하실로 통하는 계단이 나타났다. 기이하게 여긴 마루프는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계단을 내려가눗載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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