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양준혁 『아,옛날이여』…잘 나가던 타격 부진

  • 입력 1997년 9월 23일 19시 55분


삼성 양준혁(28)은 요즘 『닭 쫓던 개 지붕 쳐다 본다』는 속담을 자주 떠올린다. 전반기에 타율 타점 장타율 출루율 등 타격 4개 부문 선두를 달려 올시즌을 최고의 해로 만들겠다던 그였지만 지금은 「무관」에 그칠 형편. 특히 지난 6월 28일 타율 0.401로 15년만에 「꿈의 4할대」 부활을 외쳤다가 0.333으로 3위까지 곤두박질친 것은 가장 뼈아픈 대목이다. 양준혁이 이렇게 흔들린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우선 4할대 타율이라는 심리적 부담으로 어깨에 자꾸 힘이 들어간 탓이다. 이때 경쟁자인 김기태(쌍방울) 이종범(해태) 박재홍(현대)은 부지런히 방망이를 휘둘러 어느새 턱밑까지 치받고 올라왔다. 또 팀후배인 「리틀 라이언」 이승엽의 존재도 부진의 한 원인. 상대 투수들이 자신은 피한채 좀 더 쉬운 이승엽과 대결을 선호했기 때문. 그러다보니 고의 볼넷만 자꾸 늘어나 22일 현재 26개로 유일한 그의 타이틀이 됐다. 기술적으로는 투수들의 집중적인 견제로 타격 감각이 떨어진 것이 요인. 타격 기회가 줄어들어 진검 승부를 펼쳐야 할 때에는 오히려 방망이가 무기력해진 것. 또 욕심이 앞서다보니 공을 칠 때 오른발이 빨리 열려 밸런스가 무너지기까지 했다. 자신의 추락과 함께 가라앉은 팀 성적에 가슴아픈 양준혁의 남은 바람은 하나. 26일부터 벌어질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인 해태와의 4연전에서 철저한 팀배팅으로 팀을 준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것도 내심 바라는 목표다. 〈김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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