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최현미/장학사 학교방문에 법석

  • 입력 1997년 9월 22일 07시 44분


위성교육방송이 시작되면서 교실마다 큼직한 TV세트가 놓였다. 그러나 정규수업과 보충수업이 끝나면 오후6시가 넘기 때문에 비는 시간이 없다. 야간자율학습을 하는 몇몇 학생들 중 희망자만 교육방송을 시청한다는데 그마저 시들해지고 있다. 교실마다 덩그러니 자리잡은 채 무용지물이 돼버린 TV가 아깝고 한심할 뿐이다. 또 얼마 안있어 「장학사님」들이 학교로 오신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교실과 특별실마다 깨끗이 정돈하고 평소에 보기 힘들었던 일들을 한다. 물론 손님맞이 청소는 손님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니 바람직하다. 일부러 학습목표를 게시한다거나 차트를 준비하는 등 인위적인 모습도 한번 웃고 넘겨버릴 수 있겠다. 하지만 학생들의 마음 한구석에는 복잡한 감정들이 자리잡게 된다. 학생들은 학교를 신뢰하지 않게 되고 선생님들이나 학교도 어찌보면 「시어머니 눈치나 보는 며느리」가 되기 십상이다. 요즘의 학교상황을 보면서 「평소에 잘 하지」 하는 생각을 문득 해본다. 최현미 (고교생·경기 성남시 중원구 은행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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