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아시아선수권]한국남자 28년만에 정상차지

  • 입력 1997년 9월 20일 07시 45분


28년만에 밟아본 아시아농구선수권 정상. 그 맛은 꿀처럼 달았다. 20일 새벽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왕립체육관에서 열린 제19회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결승. 준결승에서 최강 중국을 격파한 한국은 숙적 일본마저 78대 76으로 잠재우며 꿈같은 우승의 기쁨에 젖었다. 한국남자농구가 마지막으로 아시아 정상에 올랐던 것은 82년 뉴델리아시아경기. 그러나 아시아선수권대회 정상에 복귀한 것은 지난 69년 5회대회(방콕)에 이어 28년만이다. 한국은 이로써 1,2위 팀에 주어지는 98 아테네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 준결리그 1차전에서 한국에 뼈아픈 패배를 안겼던 팀. 그러기에 이날 결승에서의 설욕은 더욱 통쾌했다. 전반은 일본의 페이스. 장신센터 야마자키(2m16)와 다카하시, 후루다를 앞세워 골밑을 장악한 일본은 제공권의 우위를 바탕으로 공수양면에서 주도권을 잡았다. 44대 41로 일본의 리드. 후반들어 특유의 기동력있는 플레이와 강압수비로 활력을 찾은 한국은 5분경 양희승과 김승기의 잇따른 3점슛으로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었다. 54대 54. 승부의 갈림길이 된 것은 종료 1분3초전. 일본진영 왼쪽사이드에서 바스켓을 향해 질풍같이 드리블해 들어가던 전희철의 손을 떠난 공이 골그물을 흔들었다. 78대 76. 후반 7차례 동점을 거듭하며 손에 땀을 쥐게 했던 팽팽한 승부의 추는 이렇게 한국쪽으로 기울었다. 종료 5초를 남기고 자유투를 얻은 일본은 고의로 바스켓을 맞추며 사력을 다했으나 튀어나온 볼을 강동희가 리바운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 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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