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변 조선족자치주에서 서울대로 유학 온 노설화(盧雪花·26)씨. 연변대 총장의 추천서를 받은 공식 유학생 1호다. 사회대 언론정보학과 석사과정에 지난달 말 입학한 노씨는 이번학기부터 기숙사와 강의실을 바쁘게 오가고 있다.
노씨는 3.1운동직후 중국으로 건너간 증조할아버지 이래 조선족 3세인 부모를 거친 조선족 4세대.
연변대에서 문학과 중국어를 가르치며 강단에 서고 있는 부모 슬하에서 유복하게 자란 노씨는 연변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한―중 쌍방향번역(동시통역)」 3년석사과정을 최초로 이수한 재원이다.
조선족 말에 비해 억양도 훨씬 부드럽고 단어와 철자 등도 많이 달라 한국어를 새로운 언어로 학습했다는 노씨는 『한국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부탁해 「모래시계」 「질투」 「사랑이 뭐길래」 등의 방송드라마를 녹화한 비디오 테이프를 주로 교재로 활용했다』고 말했다.
노씨는「조국」이란 단어를 들으면 북한과 남한중 어디가 먼저 떠오르냐는 기자의 질문에 『중국』이라고 답할 만큼 주관이 뚜렷하다.
노씨는 『연변조선족을 불법취업자로만 연상하는 한국동포들의 인식이 바뀌도록 노력하고 싶다』며 『오랫동안 준비해 힘들게 유학온 만큼 박사과정까지 열심히 공부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경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