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박익자/농민 가장 악덕장사꾼 속임수판매 분통

  • 입력 1997년 9월 12일 20시 07분


지방국도를 지나다보면 수박 참외 포도 등 계절에 따른 지방 특산물을 도로 가장자리에 쌓아 놓고 파는 모습이 흔하다. 벌초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시골 국도변에서 포도 한상자를 샀다. 순박한 인상에 자칭 영농후계자라며 직접 재배한 무공해 농산물이라는데 알도 크고 탐스럽기에 시중보다 싸지도 않았지만 샀던 것이다. 집에 도착해 포도를 꺼내보니 상자 밑부분은 알도 조그만데다 익지도 않아 도저히 먹을 수 없었다. 말로만 듣던 소위 「속박이 판매」였다. 이젠 순박한 농민들조차 교활한 방법으로 물건을 파는가 싶어 심한 배신감에 허탈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게 아니었다. 국도변에 늘어선 상인들은 대부분 타지방의 전문장사꾼으로 지역농민을 가장해 불량농산물을 내놓거나 속박이로 판다는 것이었다. 한순간이나마 순수한 농민과 악덕장사꾼을 혼동한 것이 부끄러웠다. 이번 추석 귀성길에도 이런 악덕상혼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선의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도 마을마다 지역 도로변의 속임수 판매행위에 대한 자구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악덕상혼에 대한 당국의 철저한 단속을 촉구한다. 박익자(전남 광양시 옥곡면 장동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