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TV프로 「매시」 「쿵후」등에서 활약해온 재미교포 배우이자 연출자 오순택(吳純澤)씨가 「97세계연극제 서울/경기」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에 왔다. 73년 윤정희씨와 공연한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주인공을 맡은 이후 공연을 위한 방문은 처음.
그가 대표로 있는 「공연예술인 모임」은 재미교포 1.5세와 2세를 주축으로 다양한 인종 40명이 모인 극단이다. 13∼15일 서울 정동극장에서 「가주(캘리포니아) 타령」을 선보이는데 94년 로스앤젤레스흑인 폭동을 소재로 하고 있어 흥미롭다.
『흑인거주 지역에서 장사를 하면서도 그들과 화합하지 못했던 한인교포들을 신랄하게 풍자한 미국식 마당놀이입니다. 한인들에게는 아픈 연극인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진실을 일깨우고 깨달음을 주는 것이 연극의 목적이라고 믿기 때문에 94년이후 해마다 공연하고 있다고 말한다. 연극은 또 교포2세들이 미국사회의 주류로 어렵지 않게 편입할 수 있는 힘과 에너지를 준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회적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정부로부터 제작비의 50%를 지원받고 있으며 일본기업 소니로부터도 상당한 후원을 받는다는 설명. 그러나 한국측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적은 없단다.
59년 도미, UCLA대학원 연극과를 졸업하고 TV와 영화 연극무대에서 활동해온 그는 나이를 묻는 질문에 『주로 40,50대 역할을 맡는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김순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