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갈등 탐구]각자 권리-의무수행이 「고부갈등」해결

  • 입력 1997년 9월 9일 07시 57분


젊은 부부의 경우 이혼의 약 90%가 고부갈등이 원인일 정도로 결혼 초기의 부부관계에서 아내와 시댁 식구의 조화는 결혼 성공의 중요한 열쇠가 된다. 맞벌이부부인 오모씨(31) 부부가 이혼한 사유도 고부갈등이었다. 오씨는 함께 살며 살림을 도와주는 어머니에게 아내가 무례하게 대하는 것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인은 시어머니가 동네에서 며느리 흉을 보고 다니며 걸핏하면 소리를 지르고 모욕을 주기 때문에 대들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서열을 따지는 사람도 있고 평등 관계를 강조하는 사람도 있다. 서열을 따질 때는 윗사람에게는 권리를, 아랫사람에게는 의무만을 강조하기 쉽다. 반면 직급이나 연령에 의한 서열을 무시하는 것이 평등이라고 생각하기도 쉽다. 시어머니는 아랫사람인 며느리에게 어느 정도는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생각을 가진다. 며느리의 인격을 무시하고 강압적으로 대하는 「권위주의적」 행동이 나올 수도 있다. 며느리는 자신의 권리가 억압당하는 서열 중심의 고부관계에 반발하다 지나치면 시어머니에 도전하는 「하극상」을 보일 수도 있다. 가족생활에서 우리는 자신이 서있는 위치를 인식하고 그에 따른 합당한 권리와 의무를 수행함으로써 가족원 모두의 인격을 보장하는 관계로 발전시켜야 한다. 시어머니는 윗사람으로서 원칙에 엄격하면서도 며느리에게 관대한 모습을, 며느리는 비굴하지 않으면서도 시어머니의 권위를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또한 남편은 어머니의 「권위주의」와 아내의 「하극상」을 견제하는 제삼세력으로서의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최혜경(이화여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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