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초등생 오누이 백두대간 종주

  • 입력 1997년 9월 3일 11시 34분


초등학교에 다니는 남매가 아버지와 함께 진부령에서 지리산 천왕봉까지 백두대간을 종주해 화제가 되고 있다. 강원춘천효제초등학교 5년박하림양(12)과같은 학교 3년 준명군(10) 남매는 아버지 박종한(朴鐘韓·44·산악인)씨와 지난 6월19일 고성 진부령을 출발한지 66일만인 8월23일 백두대간 산행을 마쳤다. 진부령∼대관령∼죽령∼속리산∼추풍령∼남덕유산∼노고단∼천왕봉으로 이어진 이번 산행에서 이들 남매는 85개의 산과 고개를 넘었고 무려 8백㎞가 넘는 험한 길을 걸었다. 쌀과 라면, 취사도구, 침낭 등 간단한 짐과 각각 4벌의 옷을 챙겨 넣었지만 남매가 멘 배낭은 각각 무려 20㎏짜리, 아버지 박씨는 50㎏짜리의 배낭을 메고 산속을 걷고 또 걸었다. 이들은 아침6시에 출발해 걷다가 오후9시가 넘어 취침하는 고행의 연속이었다. 남매는 7월 초순 소백산 기슭의 죽령에서 제천의 월악산을 향해 가던 중 3일째 장마가 계속돼 모두 탈진할 뻔했던 때와 문경의 장성봉 부근에서 식수가 떨어졌는데도 목적지를 찾지 못해 자정이 넘도록 헤매던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이들은 휴게소나 민가에서 부족한 식량을 구하기도 하고 산행중에 멧돼지를 만나고 도라지와 더덕 등을 구워 먹으면서 참을성과 자연의 소중함을 함께 배웠다. 지난 8월23일 오후 지리산 천왕봉에서 내려올 때 이들이 가져간 옷은 나뭇가지 등에 걸려 누더기가 됐지만 꿈으로만 가지고 있던 백두대간 종주를 끝마쳤다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 한편 이들은 오는 10월 킬리만자로와 에베레스트의 안나푸르나도 함께 등반할 야심찬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춘천〓최창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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