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울대 인문대 수석졸업 최고령 배상환씨

  • 입력 1997년 8월 27일 20시 40분


최고령 합격에 최고령 졸업. 29일 서울대 종교학과를 졸업하는 裵相煥(배상환·44·미국 로스앤젤레스)씨가 세운 이색 기록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4.3점 만점에 평점 평균 4.16점을 얻어 인문대 수석으로 졸업하게 된 것. 하지만 그런 수치상의 기록보다 배씨의 졸업이 더욱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배씨의 남달랐던 인생역정 때문. 부산 출신인 배씨는 가정형편 때문에 고교과정을 마치지 못하고 검정고시를 거쳐 지난 85년 당시 합격자 중 최고령인 32세로 서울대에 입학했으나 한 학기만 마친 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에 정착, 식료품가게를 운영하던 배씨에게 또 다시 시련이 닥친 것은 지난 92년. 흑인폭동으로 인해 가게가 완전히 폐허가 돼버린 것. 배씨는 처참한 현실을 보면서 다시 향학열을 불태웠다. 그는 94년 서울대에 재입학한 뒤 3년간 줄곧 장학금을 받았다. 그리고 마침내 최우등 성적으로 학사모를 쓰게 됐다. 배씨는 로스앤젤레스 인근 풀러신학대 석사과정에 등록, 다음달부터 목회자 수업을 받는다. 배씨는 『간호사로 일하면서 뒷바라지를 해준 아내에게 이번의 수석졸업으로 조금이나마 마음의 빚을 갚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금동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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