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박혜경/李후보 아들 병역문제 유야무야 안될말

  • 입력 1997년 8월 23일 08시 07분


여당의 대통령후보가 두 아들의 병역면제로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사실에 군복무를 하고 있는 이 땅의 젊은이와 그 부모들은 심한 좌절감을 느낀다. 내 아들만 억울하다는 그런 감정도 솔직히 없지 않다. 대통령이란 최고의 명예에는 그에 걸맞은 최고의 선이 요구된다. 만일 그가 그저 그만한 위치에 있거나, 설령 재벌이나 국회의원이라 하면 또 봐줄 수도 있겠다. 그러나 대통령 자리는 그렇지 않다. 여당이 어째서 이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적당히 넘기려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를 후보로 계속 밀고 나갈 것인가를 심각하게 검토해 봐야 할 줄로 안다. 국가가 위난에 빠질 때 구할 수 있는 게 누군가. 바로 군이 아닌가. 그런데 장병들의 사기를 뿌리째 흔들고 그들에게 억울하다는 마음을 안겨준 사람을 최고책임자로 모시라 한다면 어떻게 그 기강이 제대로 잡히겠는가. 여당은 적법한 면제대상이었다고 하지만 만일 그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 군대 안보내기 운동이라도 펼치면, 그래서 군입대를 앞둔 젊은이들이 깊은 회의를 품는다면 사회의 갈등과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여당엔 탄탄한 조직이 있으니 밀고 나가면 되리라는 생각은 큰 오산이다. 지금은 전국민의 정치참여화 시대다. 민초의 힘이 무섭다는 건 야당을 해본 지금의 여당이 더 잘 알지 않겠는가. 신한국당과 이회창후보 본인의 결단이 필요한 때다. 박혜경(서울 종로구 구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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