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양준혁 고의볼넷-박명환 폭투『달갑잖은 기록』

  • 입력 1997년 8월 21일 20시 32분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포상규정에도 없고 타자나 투수에게도 결코 반갑지 않은 고의 볼넷과 폭투의 시즌 최다기록이 잇따아 경신되고 있다. 삼성 「괴물타자」 양준혁(28)은 지난 17일 잠실 OB전에서 고의 볼넷을 한꺼번에 두 개나 보태 지난해 쌍방울 김기태가 얻은 시즌 최다기록(20개)을 세개차로 넘어섰다. 고졸 2년생이지만 입단과 동시에 「투수왕국」 OB의 선발자리를 당당히 꿰찬 박명환(20)도 지난 92년 한화 송진우가 던진 폭투 15개보다 네개나 많은 19개를 기록중이다. 양준혁이 고의 볼넷을 많이 얻는 이유는 투수들의 경계대상 제1호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3번을 맡고 있는 「새끼사자」 이승엽의 공로가 크다. 올시즌 양준혁에 버금가는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그는 2루타만 34개를 날려 1루가 비어있는 득점상황을 이끌어냄으로써 양준혁의 고의 볼넷 기록경신에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최고투수로의 성장 가능성은 보이지만 6승10패에 머무르고 있는 박명환은 공격적인 투구패턴과 OB포수들의 미숙한 미트질이 맞물려 폭투 최다의 불명예를 뒤집어쓰고 있다. 국내 최고인 1백40㎞대의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그는 위기상황에서도 몸쪽 직구와 낙차 큰 변화구를 던지는 경우가 많아 신인 진갑룡과 2년생 최기문이 공을 잡는데 애를 먹고 있다. 한편 이들은 아직 시즌이 20% 이상 남아있어 신기록을 훨씬 늘려놓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일 현재 31경기나 남은 양준혁은 네경기에서 한개꼴로 고의 볼넷을 얻어 계산상 여덟개를 추가할 수 있다. 이 경우 시즌 고의 볼넷 기록은 31개가 된다. 올시즌 21경기에 등판, 1백23이닝에서 19개의 폭투를 기록한 박명환은 남은 26경기 중 여섯경기 정도 더 등판할 경우 시즌 최다 폭투기록을 25개까지 늘려놓을 것으로 보인다. 〈장환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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