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귀순자 첫 박사학위 취득 안찬일씨

  • 입력 1997년 8월 19일 19시 51분


『북한의 사정을 조금이라도 더 아는 사람으로서 다가올 남북통일과정에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줄이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북한연구소 연구위원 安燦一(안찬일·43)씨가 귀순자로서는 최초로 22일 건국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는다. 학위논문 제목은 「북한의 통치이념에 관한 연구―전통사상의 수용을 중심으로」. 안씨는 지난 79년 판문점 부근에서 북한군 부소대장으로 군복무를 하던 중 신분상의 제약으로 정치군관학교 입학이 좌절되자 휴전선을 넘었다. 『제가 귀순함으로써 북에 남겨둔 아버지와 4명의 동생이 받았을 고통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집니다. 우리 가족처럼 고통받고 있는 북한동포들을 자유의 품에 인도하기 위한 「속죄의 심정」으로 공부에 매달렸습니다』 지난 84년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을 때 안씨의 나이는 30세. 같이 입학한 동기들보다 열살이 많은 나이에 직업과 학업을 병행하는 강행군이었지만 「노력만 하면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기쁨에 힘든 줄을 몰랐다. 안씨는 「귀순자 1호박사」를 개인의 영광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판이하게 다른 문화와 제도에 적응하지 못해 고생하는 6백 70여명의 귀순자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는 점이 가장 기쁩니다』 〈이명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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