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황하의 수량 급감과 자연파괴

  • 입력 1997년 8월 13일 19시 56분


▼중국 제2의 강인 황하(黃河)는 티베트 동부 고원에 있는 해발 4천5백72m의 바옌카라(巴顔喀喇)산맥에서 발원한다. 중국 북부지방을 동쪽으로 5천4백64㎞를 흘러 발해(渤海)만으로 들어간다. 황하의 중 하류 유역이 고대 중국문명의 요람이자 인류 4대 문명발상지의 하나임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중국의 고도(古都) 서안(西安)도 이 강유역에 자리잡고 있다. ▼강물에 진흙이 많이 섞여있어 물빛이 항상 누렇다고 해서 황하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물 한 말에 진흙 여섯 되」라고 할 정도로 흐르는 강물에 진흙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1㎥의 강물에 평균 34㎏의 침적토(沈積土)가 섞여있어 단연 세계 제일이다. 1년에 13억8천만t의 진흙이 하류로 흘러내려간다. 화북(華北)평야의 대부분이 이렇게 운반된 토사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황하유역은 반(半)건조지역에 속한다. 연강수량이 적어 가뭄에 시달리지만 집중호우형태로 비가 내리는 바람에 격심한 수해(水害)를 입기도 한다. 일찍이 황하유역에서 10년중 9년은 가문다는 뜻의 십년구한(十年九旱)이라는 말이 생긴 것도 황하유역에 반복되는 수해와 가뭄에서 비롯된 것이다. 중국 역사에서 물을 잘 다스린 황제가 훌륭한 임금이었다는 말이 실감난다. ▼황하의 물길이 중간중간 끊기는 단류(斷流)현상이 90년대 들어 부쩍 심해졌다. 지난해 1백36일간이나 단류현상이 빚어진데 이어 올해 이 기록을 또 경신하게 됐다. 지난 2월7일 시작된 단류가 오늘로 1백37일을 기록하는 것이다. 황하의 수량이 줄어든 것은 장기간의 가뭄 등 기후변화 때문이다. 그러나 산업화에 따른 농업 및 공업용수의 수요 급증도 무시할 수 없다. 인간의 자연파괴는 여기서도 읽을 수 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