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다시 느는 해외여행 경비

  • 입력 1997년 8월 12일 20시 38분


경제가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도 국민들의 해외여행 경비는 다시 늘어나고 있다. 휴가와 방학이 시작된 지난 7월 우리의 해외여행경비가 4월 이후 감소세에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8억3천만달러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관광수지도 4억달러의 적자를 냈다. 국민들의 해외관광은 부정적인 눈으로 볼 일은 아니다. 개방시대를 맞아 국민의 안목을 높이고 세계적인 질서를 익히려면 되도록 많은 국민이 외국을 다녀올 필요가 있다. 어찌 보면 해외여행경비는 국민교육비의 의미가 있다. 그러나 문제는 관광수지 적자가 만성적으로 확대되는 데 있다. 가뜩이나 수출부진으로 무역수지적자가 커지고 있는데 관광수지마저 큰 폭의 적자를 더함으로써 외환사정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관광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산업」이다. 지난해 동아시아 국가들의 관광수입은 8백억달러를 넘었다. 그러나 우리의 관광수입은 겨우 54억달러에 그쳤다. 그 원인은 말할 것도 없이 천연관광자원이 빈약하고 관광을 하나의 산업으로 키우려는 조직적 노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해 8백억달러 규모라면 큰 시장이다. 관광산업은 국가홍보차원에서도 전략적으로 키울 가치가 있다. 정부가 47조원을 들여 관광산업을 집중 개발하기로 한 것은 뒤늦었으나 바람직하다. 관광업계는 우리나라도 외국인에게 보여줄 것이 없지는 않다고들 말한다. 문제는 포장이다. 우리는 마침 인천에 대규모 국제공항도 건설하고 있지 않은가. 한번 다녀간 외국관광객이 다시 찾아오고 싶도록 특색있는 볼거리를 체계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동남아국가들이 외국관광객 유치에 성공하고 있는 것은 자연관광자원이 풍부해서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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