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딸아이의 방학숙제도 있고 해서 천안의 독립기념관에 갔었다. 토요일 오전 근무를 마친 남편과 함께 도착한 시간은 오후4시를 넘고 있었다.
독립기념관은 생각보다 붐비지 않았고 우리 가족은 코끼리 열차의 시원함을 맛보며 제1관람소에 들어갔다. 딸아이는 모든 것이 경이로운 듯 메모까지 해가며 관람했고 유치원생인 작은아이도 넋을 잃을 정도였다. 특히 유관순열사의 모습에 이르렀을 때에는 어린 가슴에도 큰 감동을 느끼는 듯했다.
그런데 제5관람소 정도밖에 관람을 못했는데 벌써 관람시간이 끝나는 오후6시가 가까워져 나머지는 수박 겉 핥기식으로 보아야 했다. 6시 정각이 되자 직원들은 빨리 나가달라고 했다. 큰마음 먹고 찾은 곳인데 관람을 제대로 못해 아쉬웠다. 특히 원형극장도 상영이 끝났다는 것을 알았을때 딸은 너무 서운해 했다.
입장권을 확인해 보았지만 그 어느 곳에도 관람하는데 어느 정도 소요되는지, 어느 전시관에 무엇이 있는지 또 영화는 몇시간 간격으로 상영되는지 등 상세한 설명이 없어 답답했다.
여름철이고 방학이며 광복절도 있는 달이니 관람시간을 조금 늘려서 시간에 쫓기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우리 민족의 자부심과 긍지를 충분히 배우고 돌아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황일라(서울 관악구 신림12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