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용두동 2의15에는 「노인 건강농장」이라 이름붙인 30여평의 주말농장이 있다.
서울 은평구가 지역내 무의탁 노인들의 소일거리를 위해 만든 이 농장에서는 지난 5월부터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두차례 무의탁 노인들이 농사를 짓고 있다.
65세 이상의 무의탁 노인들은 이들을 돌보는 은평구 보건소 가정도우미들과 함께 교대로 이곳에서 밭일을 한다.
거름을 주고 잡초를 뽑으며 정성을 들인 이 농장의 야트막한 이랑에서는 고구마 쑥갓 상추 아욱 열무 방울토마토 들깨 배추 호박 등 온갖 밭작물이 탐스럽게 자랐다.
농장은 5평 단위로 나뉘어 있다. 나뉜 구역마다 응암동팀 불광동팀 등 지역별 푯말이 서있고 파종 잡초뽑기 거름주기 물주기 등으로 작물을 가꾸는 노인들의 이름이 모두 새겨졌다. 구역별 담당제인 셈이다.
평소 나들이 할 기회가 별로 없는 노인들에게 흙을 만지며 일하는 보람을 느낄 기회를 마련해주기 위해 개설된 이 농장에는 은평구 관내 무의탁 노인 1백90여명 가운데 건강상태가 양호한 편인 20여명이 단골로 나온다.
노인들은 오전 10시30분쯤 이곳에 도착하면 우선 물뿌리기 거름주기 잡초뽑기 등 가벼운 밭일을 시작한다. 할머니들은 산자락 그늘에서 수확한 채소를 다듬어 점심을 준비한다. 가정 도우미들이 정성스럽게 준비해온 도시락에 직접 농사지은 채소를 곁들인 점심을 먹은 뒤 건전가요부르기 노인체조 등 레크리에이션을 즐기고 숲길을 따라 산책에 나선다.
金奉錫(김봉석·84·불광2동)씨는 『농장에 와서 일하면 오늘은 밥값을 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장염으로 병원에 입원중이지만 건강농장이 열리는 날이면 병원에서 외출허가를 받아 건강농장에 참여한다.
은평구청 의약과장 鄭有珍(정유진)씨는 『조그만 텃밭을 빌려 시작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노인들이 즐거워하고 건강회복에도 효과가 있어 규모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는 내년부터 관내 종합사회복지관을 노인건강농장에 참여시켜 경작기술강좌 건강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참여대상도 확대할 계획이다. 02―350―1685 〈정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