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여름 휴가 뒤끝에 후유증 때문에 고생하는 경우가 있다.
긴 여행으로 생활 리듬이 깨지고 피로가 쌓여 일이 손에 안잡힌다.
휴가가 지친 심신을 재충전하는 기회가 되기는커녕 무리하면 스트레스만 쌓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강북삼성병원 박용우교수(가정의학과)는 『휴가 후유증을 최소화하려면 무리하게 스케줄을 잡지 말고 업무에 복귀하기 전에 하루나 이틀 완충시간을 갖는 게 좋다』고 말한다.
여행도 일종의 스트레스이기 때문에 이를 풀어줄 기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미지근한 물에 목욕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가벼운 독서나 음악감상 같은 것도 마음을 가다듬는 데 좋다.
장거리 해외여행을 하고 돌아올 경우에는 시차(時差) 적응이 문제가 된다. 여유가 있다면 돌아오는 길에 중간 기착지를 정해 잠시 쉬어오는 것도 요령. 시차 때문에 불면(不眠)이 계속되면 의사의 처방에 따라 효과가 짧은 수면제를 먹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
태국이나 필리핀 등 동남아 지방을 여행했을 때는 말라리아를 비롯한 풍토병에 걸릴 수 있다. 병에 따라 잠복기가 긴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귀국 후 한달 정도는 건강상태에 신경을 써야 한다.
서울대 허봉렬교수(가정의학과)는 『열대지방을 여행한 후 설사를 하거나 춥고 오한이 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가벼운 감기라고 생각하다 병을 키울 수 있기 때문. 의사에게 언제 어느 지역을 여행했는지 밝히면 진단에 도움이 된다.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을 경우 여행 후 병이 악화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짜인 스케줄에 따르다 보면 잠이 부족해지거나 음식의 선택 폭이 좁아 평소 생활 리듬이 깨지기 때문이다.
허교수는 『만성질환이 있으면 여행에서 돌아온 후 병원을 찾아 몸 상태를 면밀히 검사해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홍석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