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장편소설「용서」펴낸 국민銀 박태엽과장

  • 입력 1997년 8월 5일 20시 09분


국민은행 암사동지점 대부과장 朴泰燁(박태엽·46)씨. 입사 18년차 고참 은행원인 그에게는 틀에 짜여진 하루일과가 끝난 후에 시작되는 또다른 삶이 있다. 소설쓰기. 최근 그는 첫 장편소설 「용서」(좋은글 간)를 펴냈다. 『은행원의 눈으로만 세상을 보는 게 슬퍼서 나름대로 몸부림을 해봤습니다. 홍보실에서 7년간 사보기자로 일하며 자연스레 글쓰기에 입문하게 됐지요』 89년부터 작품구상을 시작해 8년만에 완성한 「용서」는 한 가족사를 통해 한국현대사의 질곡을 묘사한 작품. 항일운동가 남편과 그 남편을 살리기 위해 일본인에게 몸을 던진 아내, 사회주의 운동가로서 비참한 말로를 맞은 형과 약삭빠르게 세상에 대처해 재벌이 되는 동생, 재산에 눈이 어두워 형제간에 살인까지 저지르는 3세들. 이 비극의 가족사는 결국 모두의 상처를 사랑으로 감싸안는 한 아들에 의해 비로소 봉합된다. 『소설속 형제간의 화해는 남과 북의 통일을 상징합니다. 전후세대인 우리가 기필코 반목의 역사를 청산하자는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박씨는 『은행원생활이 소설과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돈문제로 고민하는 고객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작가로서 인간이해의 큰 밑천이 된다』고 밝혔다. 〈정은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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