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기아구단 매각『초읽기』…5백억대 세부절차검토

  • 입력 1997년 7월 22일 20시 01분


국내프로농구 최고의 명문구단인 기아농구단의 매각이 확정됐다. 기아그룹은 지난 21일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에 제출한 자구노력계획서에서 농구단을 매각대상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한데 이어 22일 그룹내 경영혁신기획단에서 매각방침을 공식 확인했다. 이로써 지난 15일 모기업인 기아그룹이 부도유예협약 적용대상으로 지정된 이후 「매각이냐 존속이냐」의 기로에 섰던 기아농구단의 처리방향은 결국 매각쪽으로 정리됐다. 농구단의 처분은 기아그룹의 위기가 표면화된 직후부터 예견됐던 일. 기아자동차관련 계열사를 제외한 전 부문을 매각대상으로 한다는 그룹차원의 자구원칙이 이를 뒷받침했다. 다만 연간 2백억원에 달하는 홍보효과와 직원사기 및 그룹이미지에 미칠 영향 등이 매각에 장애요소로 작용했던 것은 사실. 실제 농구단 내부에서는 「그룹이 살아있는한 농구단을 유지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채권은행단이 강도높은 자구책을 요구함에 따라 상품성이 높은 농구단은 매각대상으로 굳어졌다. 지난 11일 SK텔레콤이 미처 창단도 하지 않은 진로농구단을 2백억원에 인수한 것이 이같은 결정을 부추긴 것으로 알려졌다. 농구계에서 평가하는 기아농구단의 자산가치는 3백억∼5백억원대. 농구대잔치 7회 우승과 프로원년우승을 통해 명문팀으로서의 입지를 다져온 점이 프리미엄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아구단측은 5백억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또 원년리그 우승의 주역인 강동희와 김영만 클리프 리드 등 스타들이 건재해 올 11월 개막되는 97∼98시즌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르는 점도 다른 팀에서 찾기 힘든 장점이다. 현재 기아농구단 인수기업으로 물망에 오른 후보는 제일제당과 한솔그룹. 진로농구단 인수에 나섰다가 실패한 제일제당과 신생그룹으로 이미지제고에 열을 올리고 있는 한솔의 인수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수협상이 본격화할 시점은 기아그룹이 채권은행단에 매각대상을 공식통보하는 오는 30일 전후. 그러나 올시즌 대비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점을 감안한다면 인수협상이 예상외로 급진전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 헌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