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용병 키재기 『고무줄 자』…벽에 금그어 측정

  • 입력 1997년 7월 18일 20시 20분


한국농구연맹(KBL)의 자는 고무줄 자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국 용병의 키를 놓고 일부 팀이 이의를 제기하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말썽의 장본인은 현대다이냇이 1순위로 지명한 제이 웹. 아이오와대 출신 센터인 그의 키는 공식발표된 6피트8인치(2m3). 문제는 그가 같은 키로 나와 있는 삼성썬더스 1순위 지명선수 존 스트릭랜드보다 훨씬 커보인다는 점이다. KBL 규정에 따르면 각 팀은 2명의 용병을 6피트8인치 이하, 6피트3인치(1m90.5) 이하에서 한명씩 뽑기로 되어 있다. KBL은 최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용병선발에서 각팀이 배석한 가운데 신체검사를 실시했다. KBL은 이 자리에서 웹의 키를 6피트8인치라고 밝혔다. 몇몇 구단이 이 발표를 불신하는 것은 신장측정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 때문. KBL은 정밀한 신장측정기를 사용하지 않고 벽에 금을 그어 용병들의 키를 쟀는데 이같은 방법으로선 정확한 측정이 어렵다는 것이 구단관계자들의 주장. 또 똑바로 서느냐, 무릎을 약간 굽히느냐 등에 따라 2,3㎝정도는 충분히 차이가 날 수 있다. 한 프로팀의 감독은 『눈으로 보기에도 웹이 스트릭랜드보다 엄지 손가락 2마디 정도는 더 커보였다』며 『어떻게 두 선수가 같은 키로 나왔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프로농구가 용병들의 키로 홍역을 겪는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작년엔 기아엔터프라이즈 용병인 클리프 리드의 키가 구설수에 올랐었다. 이에 대해 KBL측은 『미국에서 구한 신장측정기가 6피트6인치까지밖에 잴 수 없어 벽에 금을 긋는 방법을 썼다』며 『웹은 몸이 가늘고 팔이 길어 실제보다 더 커보인다』고 해명했다. 드래프트 뒤 각 구단과 가계약을 맺었던 용병들은 오는 9월15일 이전에 입국, 신체검사를 받은 뒤 정식계약을 맺게 된다. 프로팀 관계자들은 『용병들의 신장제한은 경기규칙과 다름없는 중요한 약속』이라며 『신체검사에서 정밀하게 키를 재 불합격 선수에 대해선 응분의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화경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