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싱가포르 프라나칸 음식여행]다민족문화를 맛본다

  • 입력 1997년 7월 17일 08시 35분


음식은 그 자체가 문화다. 그것도 아주 잘 정제된, 그리고 그 민족의 기질을 섬세하게 담아낸 고도의 문화다. 때문에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알면 그 음식의 깊은 맛도 음미할 수 있다. 싱가포르의 음식은 그 어느 나라, 어느 민족보다 독특하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중국(복건성과 광동성) 등 다양한 민족들이 한데 어울려 사는 다민족국가인데다 영국 포르투갈 덴마크의 식민지문화까지 가세한 탓이다. 그래서 싱가포르에서의 음식여행은 이런 복합문화 다민족사회로서의 싱가포르가 갖는 독특한 분위기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그중 「프라나칸」 음식여행은 싱가포르에서 꼭 한번 관심을 갖고 시도해 볼 만하다. 프라나칸이란 중국과 말레이시아 사이에서 탄생한 제삼의 문화. 15세기에 말레이시아로 건너온 중국인 남자들이 현지 말레이시아 여인과 결혼해 살기 시작하면서 잉태한 문화다. 프라나칸요리란 바로 이 프라나칸 문화에서 나온 음식으로 중국음식의 재료에 말레이시아 양념과 향신료를 사용한 절충식 요리. 「락사」라는 쌀국수말이가 유명한데 달콤 매콤 새콤 구수한 맛이 가미된 코코넛밀크(껍질즙) 국물과 부드러운 쌀국수가락은 동서양의 입맛을 고루 채워 준다. 이런 프라나칸요리를 통해 싱가포르에 내재한 독특한 문화를 이해하는 투어가 이번 싱가포르 음식축제에 마련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전 8시에 투어참가자 12명을 데리고 주지아오 재래시장에 가서 이날 강습할 요리의 재료를 구입한다. 그러면서 프라나칸 음식에 쓰이는 재료 양념을 소개한다. 그리고 국립박물관과 주치앗로드의 프라나칸동네에서 프라나칸문화를 살펴본 뒤 프라나칸 전문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다시 1시간반 동안 요리강습을 받는다. 투어에는 조리한 음식의 시식까지 포함돼 있다. 소요시간은 7시간반, 참가비는 1백20싱가포르달러. 오는 23일 한차례 더 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