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동호인 주택짓기]『신뢰-양보가 「기초공사」』

  • 입력 1997년 7월 14일 08시 01분


『마음 맞는 동료들과 제대로 된 집에 살고 싶었습니다. 돈이 적게 들어야 한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었구요』 서울 명동에 있는 외국계 T증권사 부장 黃正化(황정화·37)씨가 직장 후배 세명과 다른 증권사 친구들과 어울려 동호인주택을 짓기로 마음먹은 것은 올해초. 근무시간과 퇴근 술자리에서 항상 마주대하는 얼굴들끼리 아예 같이 사는 게 어떻겠느냐는 농담이 진담으로 발전한 것이다. 이들은 현재 서울 상도동에 1백89평짜리 부지를 마련한 상태. 늦어도 내년 봄까지는 공사를 마치고 새 집으로 들어간다는 계획에 부풀어 있다. 이들의 계획과 앞으로 해야할 일들을 점검해 보면서 최근 전문직 종사자와 젊은층에 인기가 높아가고 있는 「동호인주택 짓기」를 배워본다. ①서로 100%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을 모집하는 게 동호인주택 짓기의 핵심. 동호인수는 최소 4명에서 10명 사이가 적당하다. ②부지를 선정한 뒤 땅값을 공동 배분하고 각자의 지분만큼 등기를 이전하는 게 좋다. 황씨는 아파트처럼 땅은 공동으로 등기하기로 했다. ③시공회사는 동호인주택의 성패를 좌우하는 일. 따라서 풍부한 노하우를 지닌 업체를 선정하는 게 유리하다. 황씨는 설계가 끝나는대로 전문업체를 물색할 예정이다. ④설계할 때 동호인간에 의견을 일치시키는 게 중요하다. 각자가 양보의 미덕을 발휘해야 할 때다. 층과 향을 정할 때 다투기 쉬우므로 연장자 순서 같은 나름의 기준을 미리 정해두는 게 좋다. 이때 불이익을 받는 사람에겐 그만큼 투자금을 줄여주는 것도 방법. 황씨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설계업체 두세 곳에 계속 자문을 구하고 있다. ⑤설계기간과 시공기간을 충분하게 잡는 게 좋다. 서두르는 것은 부실의 지름길이다. 황씨는 설계업체의 의견을 전적으로 따라 설계기간을 두달 정도로 잡았다. 시공기간도 설계가 끝나는 대로 착수하더라도 내년 쯤 입주하는 것으로 책정했다. 일반 단독주택의 경우 통상 설계부터 시공까지 4,5개월이면 끝나는데 비하면 넉넉한 일정이다. ⑥시공전 마지막으로 결정할 일은 마감재 선택. 각자의 요구사항이 다를 수 있으므로 기본사양은 공동으로 하고 바닥재 욕실 싱크대 조명 등 옵션부분을 각자의 개성대로 정하도록 하는 게 좋다. 황씨 일행이 이같이 해 상도동에 전용면적 50평형 집을 짓는데 들어갈 비용은 땅값을 포함, 한사람당 2억2천6백25만원씩으로 추정된다. 주변 대림아파트 40평형이 3억8천만원대, 인근 대방동 50평형이 5억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이들은 이미 최소한 2억원 이상의 시세차액을 얻은 셈. 『집 사는 것보다 힘은 많이 듭니다. 힘들 때마다 「고생 안하면 돈을 벌 수 없다」는 말을 생각합니다』 황씨의 중간 경험담이다. 〈황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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