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김홍철/택시할증제 추진앞서「기사봉급제」실시

  • 입력 1997년 7월 10일 08시 18분


아침에 택시를 타고 출근하다 보면 적어도 다섯번이상은 중간에 멈춰서기 일쑤다. 택시운전사는 『방향이 같으면 같이 가시지요』라고 정중하게 말하지만 상당히 돌게 되는 방향의 승객이라도 태우게 마련이다. 더욱 기막힌 것은 목적지에 도착하고나서 중간에 돌거나 멈춰선 부분에 대한 요금도 함께 계산하는 점이다. 저녁 퇴근시간 술이라도 한잔 하고 나면 시내에서 택시를 잡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힘들다. 대부분의 택시운전사들은 장거리 승객을 태우는 것이 단거리 열번 가는 것보다 낫다며 승차거부를 한다. 택시의 기본서비스와 기사의 이같은 의식이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택시탑승 인원 휴대화물 할증제」를 실시한다는 것은 택시요금의 편법인상과 더불어 단속에 지친 정부의 졸속행정과 탁상행정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택시운전사가 장거리 손님을 선호하고 합승을 고집하는 것은 바로 택시회사들이 일일입금제로 하루 할당금액을 정해놓았기 때문이다. 합승과 승차거부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택시운전사의 월급제나 연봉제가 필요하다. 입금액에 대한 부담감을 갖고는 기본적인 서비스 개선이 있을 수 없다. 이번 제도가 실시되더라도 자칫 택시의 서비스 개선보다는 합승의 합법화와 시민의 불편으로만 이어지기 쉽다. 하루빨리 택시의 임금구조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진정한 시민의 발인 대중 교통수단으로 거듭났으면 한다. 김홍철(서울 동대문구 전농4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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