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뒤안길]뻥튀기 勢과시 『꼴불견』

  • 입력 1997년 7월 9일 20시 07분


9일 오전 서울여의도에 있는 정발협 사무실. 崔炯佑(최형우)고문계 원외위원장모임인 「정동포럼」의 宋千永(송천영)회장이 느닷없이 기자들에게 『정동포럼 소속위원장 24명이 李仁濟(이인제)후보를 지지키로 했다』는 내용의 문건을 배포했다. 송회장은 사뭇 엄숙한 표정으로 『세대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여 이후보 지지를 당원과 국민께 엄숙히 선언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기자들이 24명의 명단을 요구했다. 이인제후보와 李壽成(이수성)후보진영이 정발협 소속위원장의 지지를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정확한 사실확인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잠시 난처한 표정을 짓던 송회장은 『명단은 공개할 수 없다』 『우리는 모두 행동통일을 했으며 회장인 나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는 말로 얼버무리려 했다. 그러자 『명단도 없이 어떻게 믿느냐』는 기자들의 항의성 질문이 빗발쳤다. 이리저리 둘러대던 송회장은 결국 실무자를 통해 24명의 위원장 명단을 한명씩 불러준 뒤 이중 17명으로부터 지지의사를 확인했다고 실토했다. 나머지 7명에 대해서는 『앞으로 연락을 취해 보겠으며 우리 중에서 빠져나가는 사람이 있으면 (언론에) 알려주겠다』며 궁지에서 벗어나려 했다. 그러나 송회장이 지지의사를 확인했다는 17명마저도 8일 열린 이인제후보 지지준비모임에 참석했거나 뜻을 같이 한다는 입장을 전했던 사람들이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주변에서는 『저렇게 세(勢)를 뻥튀겨도 되느냐』 『너무나 비신사적 언동이다』 『송회장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수성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았나』는 등 비난이 쏟아졌다. 정발협이란 단체이름에 담긴 「정치발전」이 이런 것인지 한심하다는 느낌이었다. 〈이원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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