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뒤안길]또 터진 선거「고질」

  • 입력 1997년 7월 6일 19시 51분


5일 오후 수원시 문화예술회관. 신한국당 대통령후보경선에 출마한 후보들의 합동연설회가 열리고 있었다. 집권 여당사상 처음으로 열린 이날 합동연설회에서 7인의 후보들은 이날 참석한 대의원1천5백여명이 모두 경기도대의원인 점을 감안, 「7인 7색」의 「경기도론」을 폈다. 노골적인 「지역감정」자극작전이었다. 먼저 현직 경기지사인 李仁濟(이인제)후보는 『경기도는 전국 8도민이 모두 모여 사는 가장 살기 좋은 곳이며 나의 정치적 고향』이라고 「경기도 예찬론」을 폈다. 이어 등단한 경기도 터줏대감 李漢東(이한동)후보는 『경기도는 5.16이후 36년간 들러리 신세를 면치 못했다. 다른 정권의 들러리나 노리개 시대를 청산하고 경기도가 주역이 되는 새 시대를 열어나가자』고 호소했다. 金德龍(김덕룡)후보는 『삼국시대 이래 한반도의 세력균형은 이곳 기호지방에서 결판이 났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여러분(경기도 대의원들)이 「킹 메이커」』라며 「경기도 역할론」을 꺼냈다. 李會昌(이회창)후보는 『경기도는 수도 서울의 관문인데도 그 어느곳보다 많은 규제와 불이익을 받아왔다』며 「경기도 푸대접론」을 내밀었다. 李壽成(이수성)후보는 『경기도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지탱하는 버팀목으로 앞으로 조국통일을 주도할 민족의 본거지』라고 강조하며 「경기도 통일기지론」을 내세웠다. 朴燦鍾(박찬종) 崔秉烈(최병렬)후보는 『내 처가가 경기도라 누구보다 연고가 깊다』 『수준높은 경기도 대의원들이 반드시 「대의원 혁명」을 이뤄달라』고 호소했다. 당 관계자들은 『지역색이 덜한 경기도에서 지역색을 부추기는 발언이 나오는 것을 보니 앞으로 각 지역에서 열릴 합동연설회가 걱정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영훈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