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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7년 6월 20일 0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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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달라진 선동렬(34·주니치 드래건스)의 모습이다. 20세이브를 눈앞에 두고 등판기회를 얻지 못해 애간장을 태우고 있긴 하지만 19일 현재 21경기에 나가 방어율 0.68에 19세이브. 2년연속 구원왕 사사키 가즈히로(요코하마 베이스타스)를 7세이브 차이로 멀찌감치 따돌린 채 자신과의 고독한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선동렬을 요코하마 원정숙소에서 만났다.
―몸상태는 괜찮은지.
『며칠전부터 감기 기운이 있긴 하지만 등판하는데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다』
―요즘 훈련은 어떻게 하나.
『불펜에서 30개 정도 공을 던지는 것으로 몸을 푼다. 굳이 세이브 상황이 아니더라도 매일 훈련삼아 공을 던진다』
―국내에 있을 때보다 몸무게가 준 것 같은데….
『작년에 마음고생 때문인지 7㎏이나 줄어 86㎏밖에 안될 때도 있었다. 올해는 그때에 비하면 오히려 3∼4㎏ 늘어난 셈이다』
―혹시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서 그런 것은 아닌가.
『한국에서도 식성 하나는 알아주는 「잡식성」이었다. 내가 온 뒤로 주니치구단에서는 김치와 젓갈류를 꼭 준비해두기 때문에 음식으로 곤란을 겪는 일은 없다』
―올해 성적만 놓고 보면 국내에서의 전성기보다 나은 편인데….
『뜻밖의 좋은 성적에 나 자신도 놀라고 있을 정도다. 요코하마와의 개막전에서 행운의 세이브를 거두는 등 시작이 좋았다』
―5월에 10세이브를 거둘 때와 20세이브를 앞둔 현재의 소감은….
『큰 변화는 없다. 좀더 여유가 생겼다는 정도다. 국내에서도 해마다 4, 5패는 했기 때문에 언젠가는 실패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일본 타자들에 대한 대비는 어떻게 하나.
『전적으로 원정기록원들의 분석자료에 의존한다. 일본은 각 구단에서 전문적인 「스파이」들을 대거 고용, 상대타자들의 장단점을 철저히 캐낸다』
―올해 투구폼이 바뀐 것 같은데….
『하반신을 이용하는 빠른 투구를 한다. 오른쪽에 다리 중심을 두고 왼쪽 발을 많이 뻗는 자세로 셋포지션을 잡는다』
―호시노감독은 변화구에 대한 지적을 많이 하던데….
『사실이다. 올해 승부구는 거의 대부분 직구다. 직구가 자연스럽게 공끝이 변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이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시즌중 투구패턴을 바꾸는 것은 위험부담이 많아 올해는 이대로 갈 것이다. 내년 전지훈련에서 아래 위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개발할 것이다』
―올해로 2년 계약기간이 끝나는데….
『재계약 여부를 밝히는 것은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3, 4년 정도는 더 하고 싶다』
―한 시즌 최다 세이브와 세이브포인트 신기록을 욕심낼 만한 페이스인데….
『기록을 의식하고 던지지는 않는다. 열심히 하다보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얻어진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일본에서 힘든 부분이 있다면….
『이동거리가 국내보다 훨씬 길다. 또 일본 선수단은 아침에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동안 일본어는 많이 늘었는지.
『아직 서툴지만 훈련하고 경기하는데는 지장이 없다. 최인호매니저가 수족같이 따라다니며 도와준다』
―현재 국내에선 LA다저스 박찬호와 선동렬의 열풍이 불고 있다. 박찬호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일본에서는 노모 경기를 빼곤 전혀 중계를 하지 않기 때문에 최근에 박찬호의 경기를 본 적이 없어 뭐라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찬호가 잘하기를 바랄 뿐이다』
―매일 경기를 하면 아무래도 가족들과는 소원해질텐데….
『원정경기때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가족들과 통화한다. 한국에서는 월요일이 휴식일이라 쉴 수 있었지만 여기는 월요일도 매일 훈련을 해 미안할 따름이다』
―일본에 3, 4년 더 있을 예정이면 아이들 교육문제는 어떻게 되나.
『아내가 한국에서 초등학교 책을 구입해와 집에서 가르친다. 나고야에는 일본인 학교뿐이다』
―한국과 일본의 프로야구 수준차이는 어떻게 보나.
『연륜의 차이다. 일본은 선수층이 두껍고 운동여건이 말도 못하게 좋다. 그러나 엘리트 야구는 큰 차이가 없다』
―여가생활은 어떻게 하나.
『술은 될 수 있으면 자제한다. 맥주 1, 2병이 고작이다. 거리에 나가면 나고야 시민들이 알아보기 때문에 편할 때도 많지만 몸가짐을 조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에 있는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올해는 좋은 소식만 전해주고 싶다. 기필코 좋은 성적을 내 성원해주신 팬들에게 보답하겠다』
〈요코하마〓장환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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